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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란

공개·회원 5명

국민참여재판에서의 증인신문의 적법성과 증거능력

당사자 동의가 있다면 증거조사의 위법은 치유

     

헌법 제27조는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하여 공개된 법정에서 피고사건에 대한 실체 심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 원칙과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기초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직접심리주의·증거재판주의 원칙을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칙으로 채택하고 있다. 아래의 판례는 국민참여재판에서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칙 위배를 이유로 증인신문의 적법성 및 증거능력 여부가 문제가 된 사건이다.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5도10184 판결

 

본 사건의 피고는 피고·피해자·공소외인이 함께 신축사업에 공동투자하여 지분과 수익을 1/3씩 나눌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2017.8.11.부터 2018.8.2.까지 총 20억 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송금받았다. 검사는 피고를「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하였고 본 사건은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었다. 다만 본 사건의 증인인 공소외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어렵게 되자 공판준비기일에 증인신문을 실시한 뒤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재판에서 증인신문조서를 유죄의 근거로 사용하였다.


 배심원단은 ▲3명이 투자하는 60억 원이 필요한 동업에서 피고의 권유에 따라 20억 원을 투자한 피해자는 투자금에 대한 별도의 논의가 없어 지분의 1/3을 이전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점 ▲피고가 피해자에게 지분 이전이 아닌 수익배분에 관한 공동투자약정서를 작성하였다는 점 ▲피고와 피해자가 20억 원의 변제기나 수익률을 약정한 사실이 없다는 점 ▲피고는 해당 사업에 2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없다는 점 ▲피해자로부터 받은 20억 원의 투자금을 피고의 다른 사업 관련 채무 변제에 사용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에게 유죄의 평결을 내렸다. 1심 법원도 이러한 배심원 평결에 따라 피고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자신의 행위는 사기죄의 성립 요건인 ‘기망행위’가 아니라며 항소하였으나 2심 법원은 피고가 피해자에게 신축사업의 지분 33%를 정상적으로 이전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에게 금전을 송금받은 피고의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며 1심 법원과 맥락을 같이하였다.

 

이에 피고는 1심 재판에서의 증거조사는 위법이라며 해당 증인신문을 유죄의 증거로 삼은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2심의 판결은 법리 오해라며 상고하였으나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과 뜻을 같이해 상고를 기각하였다. 공판기일 전 이루어진 증거조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에서 공판준비기일에 증거조사가 시행되는 경우 배심원단은 증거를 직접 대면하여 판단할 수 없어 심증을 형성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국민참여재판에서 실질적 심리주의와 공판중심주의의 정신을 충분히 구현하기 위하여 집단적 의견을 제시하는 배심원은 증인신문 등 사실심리의 전 과정에 참여한 후 사실인정에 관한 평결을 내려야 한다. 다만 대법원은 ▲공판준비기일에 검사와 피고인 및 변호인 등이 모두 참석해 공소외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였다는 점 ▲1심 법원이 국민참여재판 공판일에는 녹화된 영상을 재생하는 방법으로 공소외인에 대한 증인신문조서를 대신하기로 재판 전 미리 공지하였다는 점 ▲1심과 2심에서 피고는 증거조사 결과에 별 의견이 없다고 진술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가 해당 증거에 대해 명시적으로 동의하였다면 원칙적으로는 위법한 증거지만 증거조사의 위법은 치유되었다고 봄이 옳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위와 같은 증거조사가 피고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지도 않아 하급심의 판단은 법리 오해의 여지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은 형사소송법 기본 원칙에 위배되어 원칙적으로는 위법하다. 다만 위 판례는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을 행하였더라도 당사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다면 예외적으로 절차상 하자는 치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형사재판에서의 절차 위반이 당연 무효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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