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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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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건전한 경쟁을 규율하는「부정경쟁방지법」

발전하는 기술과 시장 구조 변화, 법적 안정성 확보되고 있는가


법지 곽수현 변호사님께서 관련 분야를 담당하시게 된 계기와 주요 업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곽수현 변호사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 IP 법무 그룹에서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특허 소송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등록된 권리만으로는 기업의 기술적 성과나 영업 정보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체감하였고「부정경쟁방지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 다우데이타·KT·풍산 등에서 사내 변호사로 근무하며 IT·통신·방산 분야의 법무 업무를 담당했고 영업비밀 보호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실질적 위험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2022년부터는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기업 자문과 소송을 대리하면서 한국지식재산보호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법률 지식 부족으로 겪는 문제를 접하며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자문과 교육 전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님께서 담당하셨던 사건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퇴사 후 이직한 의뢰인이 전 직장으로부터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동시에 당한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상대방은「부정경쟁방지법」상 침해 및 업무상 배임을 주장했으나 증거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해당 행위들이 정상적인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했음을 확인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형사 절차에서는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고 민사 소송에서도 전부 승소했습니다. 이는「부정경쟁방지법」이 권리자 보호 뿐만 아니라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를 방지하는 도구로도 기능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해 준 유의미한 사례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제14조의2 제2항은 침해자가 부정경쟁행위 또는 동법 제3조의2 제1항이나 제2항을 위반한 행위 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얻은 이익액을 피해자의 손해액으로 추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침해자의 이익이 침해행위뿐 아니라 독자적인 설비·마케팅·브랜드 인지도 등 다른 요인에도 기인한 경우 그 전부를 손해액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각 요인의 기여도에 따라 일부를 공제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해당 조항의 핵심은 ‘추정’이라는 용어입니다. 추정은 반증을 통해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침해자의 상품 품질·기술적 우수성·고유의 신용·영업 능력·마케팅 등 침해행위와 무관하게 얻은 이익이 있는 경우 추정의 전부 또는 일부가 뒤집어질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1).다만 이러한 추정을 뒤집기 위한 사유와 범위에 대한 입증 책임은 침해자인 피고에게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피고는 침해사실 부존재를 주장함과 동시에 설령 침해가 인정되더라도 해당 이익은 침해와 무관한 독자적 역량에 기인한 것임을 적극적으로 병행 주장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제14조의3은 법원이 부정경쟁행위 또는 동법 제3조의2 제1항이나 제2항을 위반한 행위 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관한 소송에서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상대방에게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동조 단서에서는 자료 소지자에게 제출을 거절할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이를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료 소지자가 합당한 사유로 제출을 거절할 경우 법원은 어떠한 방식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는지 궁금합니다.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해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법원은 동법 제14조의2 제5항에 의거하여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기초로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제출된 회계 및 시장 자료·침해 전후의 매출 변화·유사 거래 마진율·침해 기간·기술의 경제적 유용성 등 간접 사실을 토대로 손해액을 산정합니다. 대법원 역시 손해액 증명이 어려운 사안에서 영업이익·불법행위 정황·원고와 피고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해 금액을 산정한 바 있습니다2). 따라서 원고는 상대방의 정당한 자료 제출 거부에 대비해 법원이 활용할 수 있는 간접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제12조는 법원은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 신용을 실추시킨 자에게는 손해배상을 갈음하거나 추가로 영업상의 신용을 회복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법원이 손해배상에 더하여 영업상 신용 회복 조치까지 함께 명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영업상 신용 회복 조치는 손해배상과 병행하여 명하는 것이 가능하나 법원이 직권으로 명하지는 않으며 별도의 청구가 있을 때 그 필요성과 상당성을 판단합니다. 실무상 침해 사실만으로는 신용 실추가 추정되지 않으므로 원고는 실제로 신용이 훼손되었음을 추가로 소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신용 회복 청구의 인용 여부를 ‘침해행위 당시’ 기준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3). 따라서 청구 시에는 침해 당시의 구체적인 신용 실추 내용과 범위 그리고 금전적 배상만으로는 회복이 불충분한 사유를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쇼핑몰·홈페이지 제작 서비스 기업인 식스샵은 타사 아임웹이 출시를 예고한 ‘위젯 메이커’ 기능이 자사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때 서비스의 기능이나 아이디어와 같은 성과물이「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떠한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해당 사안은 진행 중인 사건이므로 일반적 법리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서비스 기능이나 아이디어는 주로「부정경쟁방지법」상 아이디어 부정 사용이나 상당한 투자·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의 무단 사용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보호 대상인 ‘성과 등’에는 유형물뿐 아니라 무형물이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다만 이것이 보호받으려면 권리자가 투입한 비용과 시간이 해당 산업 관행에 비추어 ‘상당한 투자나 노력’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4). 즉 서비스의 기능이나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구현된 성과물로서 권리자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인정받는 것이 관건입니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블루엘리펀트’의 제품 16종이 자사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3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소송의 쟁점은 원고 측인 젠틀몬스터의 제품이 ‘통상의 형태’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여부였습니다. 이와 같이 상품 형태 모방이 문제된 경우「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 대상이 되기 위한 형태적 특이성이나 모방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에 관해 묻고 싶습니다.

위 사안도 진행 중인 사건이므로 일반적 법리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부정경쟁방지법」제2조 제1호 (자)목은 상품 형태 모방을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지만 동종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는 제외합니다. 대법원에 따르면 보호 대상이 되려면 수요자가 외관만으로 특정 상품임을 인식할 수 있는 ‘형태적 특이성’과 ‘정형성’이 존재해야 합니다5). 사회 통념상 일관된 정형성이 없다면 디자인적 특징이 유사하더라도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는 기능 달성을 위해 채용이 불가피하거나 개성이 없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자)목의 보호를 받으려면 통상적 형태를 넘어선 고유의 특이성과 정형성을 입증하는 것이 판단의 핵심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패션과 같이 유행 주기가 짧은 산업을 위해 디자인이 최초 공개되면 등록 없이도 3년간 보호하는 미등록 공동체디자인권(UCD)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디자인보호법」외에도「부정경쟁방지법」제2조 제1항 (자)목에서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보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패션 산업의 유행 속도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별도의 단기 비등록 보호제도를 두는 편이 바람직한지 또는 현행「부정경쟁방지법」체계 내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국내에도 단기 비등록 보호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패션의 경우 유행 주기는 짧으나 법적 보호를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은 길어 사법 구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정 요건 충족 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자동 발생하는 구조를 명문화하는 것이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보호 범위가 과도해지면 창작의 자유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데드 카피 등 복제에 근접한 모방 행위로 규제 대상을 한정하는 등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유럽연합의 디지털서비스법은 테무 같은 대형 플랫폼에 대해 불법 상품 유통 방지와 판매자 관리 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다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 부과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플랫폼을 통해 카피 제품이 유통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안을「부정경쟁방지법」만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현행「부정경쟁방지법」은 개별 침해자를 특정해 규제하는 구조이므로 해외 대형 플랫폼의 유통 책임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 및 플랫폼 관련 규정들이 여러 법에 산재해 있으나 플랫폼의 영향력에 상응하는 포괄적 책임을 명시한 일원화된 법률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재 추진 중인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 보호법 등이 실효성 있는 플랫폼 책임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허청 통계에 따르면 의류나 잡화 디자인의 경우 유행 주기가 통상적으로 3개월에서 6개월로 매우 짧아 정식으로 디자인권을 출원하고 등록받기 전에 이미 시장에서 수명이 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패션 디자인 등록 비율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디자이너들은「디자인보호법」대신「부정경쟁방지법」제2조 제1호 (카)목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패션 디자인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해당 법에서 요구하는 ‘상당한 투자나 노력’의 입증 책임과 그 인정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질문하신 조항은 현행「부정경쟁방지법」제2조 제1호 (파)목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산업 관행과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6). 실무적으로는 디자인 개발 과정의 인적·물적 투입과 마케팅 내역 그리고 시장 인지도 등을 통해 해당 디자인이 공공영역에 속하지 않는 고유의 성과이며 단순한 유행을 넘어 보호받아야 할 경제적 자산임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위조 상품 단속 현황에 따르면 최근 대형 SPA 브랜드나 온라인 쇼핑몰이 신진 디자이너의 미등록 디자인을 모사하는 이른바 ‘카피캣(Copycat)’ 분쟁이 매년 수천 건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진 디자이너가「부정경쟁방지법」제2조 제1호 (카)목을 근거로 가처분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장기간 소송과 비용 부담으로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조항이 보충적 일반조항에 그친다는 한계를 고려할 때 힘의 불균형이 큰 패션 시장에서 피해자 구제를 위해 소송 실무상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질문하신 조항은 현행「부정경쟁방지법」제2조 제1호 (파)목에 해당합니다. 우선 패션 유행 주기의 단기성을 고려해 가처분 절차에서 침해로 인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가능성을 보전의 필요성 판단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법원이 제14조의2 제5항을 적극 활용해 신진 디자이너의 손해액 입증 책임을 실질적으로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명시적 보호 요건 규정이나 단기 비등록 디자인 보호제도 도입 등을 통해 예측 가능성과 권리자 보호를 모두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작 노력을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부정경쟁방지법」이 나아가야 할 법리적 발전 방향에 대해 질문하고 싶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전통적인 상표나 영업비밀 보호를 넘어 이제는 AI와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창작 가치를 수호하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개별 법의 한계를 보완하는 유연한 이정표 역할을「부정경쟁방지법」이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정직한 창작자들이 기술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건전한 거래 질서가 확립되기를 기대합니다.

1. 대법원 2023. 6. 1. 선고 2020다238639, 2020다238646 판결.

2.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15747 판결.

3.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6다22043 판결.

4.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0다268807 판결.

5.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4054 판결.

6.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다21784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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